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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前 박병석 서울시 정무부시장 비서) 2004.02.26 00:02  Hit:4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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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내 마음을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정무부시장실 비서 이소영
우리 부시장님은 파격을 즐기는 분이다. 비서 경험이 없는 사람이라도 비서의 사소한 역할이 무엇인가는 대충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취임을 하시고 얼마 되지 않아 우리의 생각이 상식인지를 의심하게 되는 일이 생겼다. 부시장님이 비서진을 모두 불러 놓고 근엄한 표정으로 당부를 하신 것이다. “전화는 되도록 제가 직접 합니다. 가방도 절대 들지 마십시오. 차 문도 제가 직접 엽니다. 문 밖까지 나와서 인사하실 필요 없어요.” 솔직히 말하면 이런 말씀이 의례적인 시도려니 싶었다. 또한 얼마나 그 말씀을 지켜내실 수 있을까 궁금하기도 했다. 그러나 부시장님은 당신이 하신 말씀을 철저하게 지키시는 분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알게 되었다. 언젠가 부시장님이 전화를 손수 하시다가 연결이 안 되는 일이 있었다. “혹시 전화번호가 틀린가 한 번 알아보세요.” 부시장님의 말씀에 웬일인가 싶어 그 번호를 눌렀더니 운 좋게도 바로 연결이 되었다. “○○○ 사무실 아닙니까?” “맞는데요.” “○○○ 씨 계십니까?” “접니다.” 당사자가 나와버린 마당에 전화를 끊어버릴 수도 없고, 다시 하시라고 할 수도 없겠다 싶어 부시장님께 말씀을 드렸다. “부시장님, ○○○씨 연결되었는데요.” 그 때 내려진 불호령! “내가 직접 전화한다니까요.” 이런 예를 들면 혹시 우리 부시장님이 일에만 철두철미한 차가운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 것은 정말 부시장님을 모르는 이야기이다. 지금껏 누가 차량지원실, 영선실, 구내식당, 청경실, 방호실 등 드러나지 않은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비 간부직 직원들을 찾아다니며 다독여 주고, 삼겹살에 소주를 나누며 공감과 이해를 위해 노력을 했던가. 오죽하면 정년 퇴임하는 위생원 아주머니들이 ‘박 부시장님과 기념사진을 찍겠다’고 단체로 몰려왔을까. 그 날 그 아주머니들의 방문에 너무나 기뻐하시던 부시장님의 환한 미소는 잊을 수가 없다. 직원수만 5만여 명의 거대 조직인 서울시청에 인간미 넘치는 훈풍을 불어넣었다고 해도 좋은 만큼 평소 잘 드러나지 않는 이들을 찾아 따스하게 대하는 모습과 그 마음을 옆에서 보아온 나로서는 "따스하면서도 철저한" 우리 부시장님의 팬이 될 수밖에 없었다. 나 역시도 이런 부시장님을 모시는 비서로서, 내 업무 역시 기존의 관행을 답습하지 않으려 노력하게 된다. 그리고 이제는 ‘시민의 비서’라는 자부심을 느끼게 되었다. 매사에 능동적으로 변한 나를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고민이 아주 없어진 것은 아니다. 지난 번 교통방송에 부시장님이 출연했을 때의 일이다. 내가 수행을 하게 되었는데 녹음을 마친 뒤 교통방송 본부장님이 배웅을 나왔다. 당연히 나는 내가 앉을 자리 좌석의 문을 열었고, 부시장님은 직접 문을 열고 뒷좌석에 앉으셨다. 물론 가방도 직접 들고 계셨다. 하지만 그 순간 내 온몸을 타고 흐르는 경멸 섞인 시선이라니! ‘저 사람 비서 맞아?’ 하는 눈치다. 하지만 어쩌랴. 부시장님께서 절대로 문 열지 말라고 하셨는데…. 이런 비애를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우리 부시장님은 어제도 오늘도 열심히 가방을 들고 당당히 당신이 앉으실 뒷좌석 문을 손수 열고 계신다. ---- 박병석 의원이 서울시 정무부시장 재직시 비서로서 근무했던 이소영님이 쓰신 글입니다.-----